일단 저는 방송국 아나운서구요.
30대 초반. 돌싱이에요.
전 남편이랑은 결혼하고 얼마 안 되서 헤어졌어요. 그 지난한 과정은 여기서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구요.
그 과정에서 서울도 지긋지긋해서 지방으로 자원해서 와있어요.
이제 남자는 다시 보기도 싫은데요. 얼마 전에 우연히 업무 관계로 방송쪽 일하는 남자를 알게 됐어요.
사운드 엔지니어인데 너무 말이 없고 쑥쓰럼을 많이 타서 어디 좀 모자라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어느 순간 그게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저보다 두 살 연하에요. 남친은 제가 첫 여자친구에요. 거의 모태솔로.
저한테 참 잘 해주고, 집에 오면 청소랑 세탁기도 돌려줘요.
근데 이제 6개월 지났는데, 자꾸 자기 집에 한 번 가자고 하네요. 집에서 궁금해 한다고.
그런데 남친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홀아버지랑 혼자 살아요. 외아들이구요. 치매할머니도 계시다고 하더라구요.
집안도 그리 넉넉한 건 아니구요.....
저는 다시 결혼할 생각은 없는데, 지금 남친은 마음에 들거든요.
그냥 여기서 끊어야할까요? 결혼 생각은 없다고 ?
그리고, 결혼은 현실이니까 그 집에 들어가서 홀로된 시아버지랑 치매 시할머니 모실 자신도 솔직히 없구요.
82에서 홀아버지 있는 집에 절대 가지 말라는 글 많이 봤거든요.
근데 이 남친은 치매 할머니까지 있는 거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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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다시 보니
이 영화는 로맨스 멜로물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본 하이퍼 리얼리즘 영화네요.
노인자식이 노인을 봉양해야 하는 노노봉양에 치매문제..
돈 없으면 연애 못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