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의 편지

오랫동안 경력단절이었다가,, 최근에 집과 가까운 공공기관에 공무직으로 재취업을 했어요.
다른 분들도 다들 그렇듯이 저도 대기업 과장으로 15년 근무하고 근속상 모범상도 받다가 육아로 퇴직하였지요.
친정엄마가 성취에 대한 욕구가 엄청 강하신 분이라 제가 육아만 하고 있는걸 계속 못마땅해하셨지요..
이번 추석에도 경력단절기간동안 (약 10년됩니다) 공부라도 하지,,
다들 어린이집 유치원보내면서 일하는데 혼자 유난이라고...
육아에 좀 진심인 편인사람이긴 합니다.. ㅎㅎ
그래도 이번에 일하게 되서 얼마나 다행이냐면서,, 직장이라고 국민학교만 나와도 할 수 있는 단순업무하는 곳에 
취업했다고 구박구박을.. ㅡ.ㅡ
네 단순업무이긴 하지만 집에서 가까워 점심값, 차비 안들고
점심시간에 가서 아이들 간식도 챙길 수 있고 정년도 보장되고,, 물론 급여는 적겠지만 그래도 전 좋거든요..

다음달 10월에 첫출근을 하는데,, 
격려하는 이야기, 축하하는 이야기 한번 안해주시고,,, 저런 말씀만 하시는게 너무 서운하지만,
뭐 다 걱정해서 하는 이야기겠거니 넘어갔는데 같이 듣던 남편은 그렇지 않았나봐요..
아침에 신랑나가고 돌아보니 식탁에 봉투와 편지가 놓여있네요..

너의 큰 꿈을 커다란 용기로 포기하고 그동안 육아하느라 애써줘서 고맙다.
당신 덕분에 스스로 밥도 해먹을 수 있고 부모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는 바른 아이들로 잘 자라줬다.
일하면서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늘 내가 있음을 잊지 말아라..
우리 또 새로운 인생의 출발 앞에서 언제나처럼 으쌰으쌰 같이 나가보자..
너의 옆에는 널 이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너와 우리 아이들이 있다.
사랑한다 **야..

많은 돈은 아니지만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는데 꾸밈비로 써줬으면 좋겠다..

대략 이런내용과 돈이 몇십만원 들어있네요...
새삼 ...  다정한 남편,, 늘 한결같은 우리 남편이 너무 고맙더라구요..
엄마 이야기에 제가 상처받았다고 생각해서인지.. ㅎㅎㅎ
사실 늘 일상이라 이제 그려려니 합니다만...

바지라도,, 하나 사려구요..
육아하는 10년동안 뭐하나 마음 기쁘게 지출하지 못했는데,,
내일은 가서 바지라도 하나 기쁘게 지르고 오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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