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댁에서 일하다가 합가때 기억이;;;


큰아이 5살 작은아이 임신했을 때 만 2년반을 타지 시댁에서 살았어요. 모시고 산건 아니고 얹혀서^^;;;
두분 다 세상 부지런하셔서 제 하루 루틴은 새벽 6시반쯤 부엌에 나와 밥 앉히고 다시 방에 들어갔다가 7시쯤 다시나와 아침준비 (어머님이 6시면 벌써 달그락 하셔서 모르는 척 안나올 수 없음)
남편 출근, 아이 등원하면 아침 청소하고 좀 쉬다가 12시에 부모님 점심 (사이사이 어머님이 마늘까면 같이까고 이불빨래하면 같이하고 등등)
저녁 5시되면 밥 준비 시작 ( 어머님이 모든 일을 비효율적으로 하시는 편)
6시반에 남편오면 세상 반가움 ㅠㅠ
밥먹고 뒷정리하고 거실에서 같이 티비 좀 보다가 애 재운다는 핑계로 2층에 올라가요

다음날 무한반복~
타지여서 아는 사람 없고 길 모른다고 외출시에는 항상 동행

이렇게 계속 살다보니 어느새 적응하여 정말 군대생활처럼 무념무상이 되더라구요.
제일 하기 싫었던게 뒷베란다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였어요
거의매일 쪼그리고 앉아 걸레빨기랑 틈틈이 김치담고 장아찌담고 이런 것들 ㅜㅜ

다 옛날 이야기죠
큰아이 8살에 분가하고 그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오늘 명절준비하느라 시댁갔다가 오랜만에 그 뒷베란다에서 쪼그리고 앉아 큰 냄비들 씻는데 예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일찌감치 마무리하고 내 집에 와서 뒹굴뒹굴
남편이 사다주는 커피마시고 놀다가 다시 합가때 생각이 나면서.. 와 그 때는 어떻게 버텼는지. 지금 다시 하라면 죽어도 못하겠다 싶으면서
그렇게 행복하고 내 집에서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네요 ㅎㅎㅎ

분가 첫 날
짐정리 대충하고 신문지 깔고 짜장면 시켜먹고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피식피식 웃음나던~ 그 때만큼 좋았던 날이 또 있었을까 ;;
한동안은 혹시나 불시에 찾아오실까 새벽에 기상해서 하루종일 집에서 대기하곤 했는데 다 옛날 이야기네요

명절인데도 내 집에서 자니 하나도 안 힘들고 너무 좋습니다
그냥 이 기분을 자랑하고 싶었어요
합가해서 살아보신 분들 다들 제 맘 아시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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