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오늘 산에 다녀온 얘기 잠깐 할께요

정말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 맞는 거 같아요
들녁의 열매들이 익어가는 계절이고
온갖 화려한 색의 계절이기도 하고요

집근처 산에 다녀왔는데
산아래 들어서니
밤나무의 밤들이 벌써 익어서 벌어져 있어요
아래 밤을 품은 밤송이 하나 있기에
신발로 잘 벌려 햇밤 두개 입으로 까먹으며
천천히 걸어 가다보니
으름덩굴 아래 작은 으름이 열려 있어요
손가락 길이의 작은 으름이 참 예뻐요

가을 햇살에 나뭇잎도 들풀도
물들어갈 준비를 하고
숲 안으로 들어서니
며칠전 내린 비가 졸졸졸 흘러 내리고 있고요

상수리 나무가 많은 산이라
온통 떡갈나무 향이 가득하고
이름모를 버섯들도 여기저기 피어났어요

여기서 톡.
저기서 톡.
상수리 떨어지는 소리와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살이 묘하게
어울리는 순간.

토종 보리수 나무에 보리쌀만한
보리수가 익어 있고요
억새도 피어나기 시작했고
들꽃도 피었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통통한 상수리가 너무
예뻐서 다섯개 주워모아 손에 올려
사진 한 장 찰칵 찍고
길목 한쪽에 가지런히 올려 두었어요

한동안은 그곳에서 반짝이겠죠?

가을은 보이는 것. 들리는 것.
향기까지도 모든 것이 풍요로운 계절인 게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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