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지금 일하고 있어요.

지금 업무중이에요.
나이는 40대 직업은 대기업 SW와 HW 중간 엔지니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코로나로 재택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 이 시간에 맥주 한캔 마시면서 일하고 있는데, 힘들지 않아요.
일이 재밌어요.

원래부터 그랬냐구요?
아니오.
20대 30대를 생각하면 너무 힘들었어요.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자존감은 날로 하락하기 시작했어요.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기분.
나만 일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
영원히 그럴거라는 두려움.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고 얼마나 행복하던지.
전쟁터에서 살아돌아온 기분이었어요.
나를 온우주로 생각하는 아기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고 너무 예뻐서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복직을 하고 다시 지옥으로 들어갔죠.
몇년 후 또 둘째를 낳았고, 육아휴직.
복직을 하니 지옥은 더 뜨거웠어요.

나는 회사에 있는 한
영원한 마이너일 거라는 패배감.
회사에서 맺는 관계는 저에게 피할 수 없지만 불편하고
할 수만 있다면 벗어나고 싶은 곳이 회사였어요.
할 수 없이 회사 다니면서 돈을 버는..
그냥 떳떳하지 않았어요. 모든 것이.

그렇다고 지금 속해 있는 부서에서 벗어나기에는
나를 받아줄 곳도 없을 것 같았고
받아준다 한들 최선을 다할 자신도 없었습니다.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시도해보면 안되면 그만둬야겠다 싶은 마음으로 부서 이동을 했어요.

그런데.
일이 너무 잘 맞는 거에요.
사람들도 잘 맞았어요.
회사 생활 하면서 십수년 만에 칭찬의 기쁨을 알게 되고..
일의 보람.. 기쁨을 알게 되더군요..
나이 마흔이 넘어서고 나서요.

힘들 때도 많지만..
내 속이 충만해지는 기쁨 보람 인정을 생각하면
힘이 솟습니다.
지금에 와서 임원을 바라고 큰 포부를 갖는 건 아니지만.
그냥 어쩌면.. 회사 생활의 절망 끝에서.
처음부터 한계점까지 언제나 안개속이었던 회사 생활 속에서.
오로지 나의 결심과 선택으로 이곳에 있게 된 지금이 더 없이 행복해요.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그냥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가는 구나 싶을 때가 있으실거에요.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뒤늦게라도 삶의 활력과 인생의 보람이 솟아날 기회는 있는 거 같아요.
물론 내 과감한 선택과 결정이 필요한 일이지요.

지금이 내 인생과 삶이 크게 바뀌고, 윤택해지고 보장 받는 건 아니지만..
내안이 충만해지는 삶이라는 것에서..
내가 내 자신에게 당당해질 수 있다는 것에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곳에서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도 그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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