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10년 전쯤 사무실 근처 카페 사장님이 생각나네요.
전문 포토그래퍼인데 카페를 했어요.
어두침침한 카페에 들어서면 벽 곳곳에 사진들이 붙어있고
작은 테이블 몇 개와 한쪽 구석엔 아주 오래된듯한
낡은 흔들의자가 있었어요.
사실 제일 먼저 반겨주는건 사장님의 어서오세요 하는
목욕탕 목소리였는데 그 목소리가 얼마나 깊으면서
따뜻한지 일단 목소리에 매료되고 다음은
귀공자 같이 생긴 얼굴... 아.. 진짜 멋있었어요.
사실 커피맛은 기억도 안나고 ^^;
그냥 사장님이 멋있어서 몇 번 갔는데
나중에는 제가 너무 좋아하게 되니
너무 속보이는것 같고 들킬까봐 못가겠더라고요. ㅋㅋ
카페 앞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막 심장이 쿵쾅댔으니까요.
암튼 그러다 그렇게 못가던 중에 가게가 문을 닫아버렸어요.
인사하고 할 틈도 없이 ㅠㅠ
그리고 몇 년 후에 근처 초등학교 앞에서 우연히
여자 아이의 분홍색 책가방을 받고는 다정히 이야기 하며
차에 타는 모습을 봤고 전 놀라서 숨어버렸어요;;
(유부남인줄도 아이가 있는줄도 몰랐어요)
암튼 오늘 창밖에 비오는 것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맨 처음 그 카페를 갔던날 비가 엄청 많이 왔던게
생각나서 끄적여봤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그렇게까지 좋아해본게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