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개학전날 문구점



지난주부터 다녀가신 분들이 계셨지만 그래도

개학직전의 토요일부터 문구점은 바빠지는 것 같아요


입학을 앞둔 유치원생 가족


엄마와 아빠는 무엇이든 사주고 싶어하고

미리 이발을 하고 좋은 옷을 입은 아이는

고분고분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들어요

하하호호 가족은 즐겁게 쇼핑합니다



입학식을 앞둔 예비 초등학생 가족


유치원 입학생과 마찬가지로 아이는 입학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요 부모님은 뭐든지 좋은 것을 사주고

싶어하고 예비 초등생과 부모님은

사이가 아주 좋고 물건도 많이 삽니다

아버지들이 따라오지만 딱히 하는 일은 없습니다

마지막에 짐을 들어 줍니다


초등2학년


1년 학교생활을 했지만 엄마도 아이도

여전히 어리버리합니다 2학년 준비물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문구점 주인에게 계속 문의하고

담임선생님이 세세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며

원망합니다. 색연필 있냐 가위 있냐


엄마가 계속 묻지만 아이는 모른다는 대답만 하다가

갑자기 다 새걸로 사자는 주장하고

엄마와 급작스레 다투게 됩니다


보통 2학년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엄마 마음대로 결정되고 2학년은 울다가

끌려나갑니다


3학년은 부모중 한쪽과 오는데

누구와 오던지 학용품에는 관심없고

장난감 구경만 합니다


엄마나 아빠는 알아서 아주 조금만

학용품을 사고 아빠 혼자 온 경우는 꼭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봅니다


3학년은 장난감을 요구하지만 대부분

묵살되고 심한 경우 아버지에게 공부도 못 하는게

같은 모욕적인 말을 듣고 역시 찡찡거리며

끌려 나갑니다. 문앞에서 울면서 끌려나갑니다.


4학년은 엄마만 옵니다

실내화와 알림장만 간단히 사서 갑니다



5학년은 자기들끼리 옵니다

여학생들은 연예인이 들어간 학용품위주로 사고

남학생들은 물건을 많이 사지 않고

필통 하나 사거나

샤프(싸구려) 하나

샤프심 하나

하여튼 하나만 삽니다 두개나 세개를

사지 않는 남학생


6학년 안 옵니다



갑자기 맨발에 쓰레빠를 신고 위에는 패딩을 입은

남자중딩이 들어와서(머리는 덥수룩)(몸은 무거워)

나름 시간을 투자해 쇼핑을 하는데


물건 중에서도 디자인이 떨어지는 것으로만

골라서 옵니다 안 팔리는 물건만 골라서

사주는 고마운 남자중학생


꼭 현금으로 계산하는 고마운 남자중학생이 가고 나면

아버지들이 옵니다



종합장이 뭡니까

알림장이 뭡니까

L자화일이 뭡니까

4학년 뭐 가져가야 됩니까

제가 몰라서 그러는데 이것 좀 봐 주십시오(종이 너덜너덜)


아버지들이 다 다녀가고 나면 문구점은

문을 닫습니다


내일은 개학이고 입학식입니다


올해는 학교를 좀 많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문구점 주인은 생각합니다


모두들 같은 생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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