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손자 방문 이야기 3번째이자 마무리

손자들의 외갓집 방문이 이제 끝났어요.
딸의 휴가도 끝났고 딸이 두 손자와 함께 떠났으니 일단은 이번 글이 마무리예요.
뭐 앞으로도 계속 볼 일 많겠지만요. 

첫째 손자가 우리집에 한달 있으면서 달라진 게 있다면
하지 말라고 하면서 이유를 차분히 설명하면 하지 않게 되었어요.
이것만도 큰 변화라고 생각하고 다행으로 여깁니다. 
처음에 무조건 떼쓰면서 자기 맘대로 하고 물건 던지고 하던 것과는 크게 차이 나는거죠.

하지만 아직도 여전한 건
얼핏 주목하고 있지 않으면 어디로 튈지 몰라서
예를 들어 놀이터에 가서 놀릴 때 잠깐 사이에 시야에서 벗어나는거예요.
예전에는 차가 오가는 길에서도 여전히 위험천만하게 갑자기 튀어나갔는데
이젠 여기는 위험한 곳이라서 할머니 손잡고 가야하고 반드시 할머니보다 안쪽으로 걸어야 한다고
미리 설명을 하면 제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가고요.
이것도 고마울 지경이예요. 

지난 주말엔 해수욕장에서 1박2일을 했는데
빌린 호텔이 패밀리용 복층이었어요.
저희 부부가 윗층에서 자고 딸네가 아랫층에서 자기로 했는데
계단이 전혀 어린이의 안전을 감안해서 제작된게 아니더라고요.
처음에 첫째 손자가 계단을 오르니 둘째 손자도 따라 오르려고 해서
제가 첫째 손자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이 계단은 어린이가 다니기는 위험하지? 
계단층 사이로 발이 빠질수도 있고 또 난간도 틈이 너무 커서 동생은 여기로 떨어질 수도 있어.
그렇지? 그랬더니 첫째 손자도 그렇대요. 발이 빠지기 쉽겠대요.
제가 그러면 이 계단으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외엔 아무도 올라기지 못하게
계단 밑에서 네가 지킬 수 있겠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얼굴이 환해지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말고는 아무도 못가게 자기가 막겠대요.
그 이후로는 계단을 절대 올라가지 안하더라고요.

가장 중요한 건
딸도 애한테 단호하게 안되는 건 안된다는 걸 말하더라고요.
저나 우리 딸이나 애한테 무섭게 말하는 건 하지 않아요.
그런데 딸이 첫째 손주가 떼쓰면 들어주던 것에서 여전히 안되는 건 안된다고
규칙을 고수하고 첫째 손주가 아무리 떼써도 안들어주더라고요.

이렇게 지켜야 하는거 지키는거 말고 손자와 제가 함께 즐기게 된건
아이가 좋아하는 캐랙터 밑그림을 구글에서 찾아서 프린트를 하면
애가 거기에 색칠놀이를 하는거예요.
그러면서 위니더 푸, 닥터 둠과 헐크의 싸움, 배트맨.. 이런 이야기 많이 했어요.
위니더 푸에서처럼 풍선 불어달라고 해서 풍선도 원하는 색으로 많이 불어주니
아이가 넘 좋아했구요.
길다란 풍선 불어서 모양을 내면서 구부려주니 아주 기뻐했어요.

우리 첫째 손주는 고기를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 고기를 먹고서 그 맛을 표현하는거 보니 은근히 미식가더라고요.
고기 맛 좋기로 유명한 고깃집 가서 구워먹더니
우리 딸에게도 집에서 이런 고기 먹고 싶다고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애들이 다 가서 집이 완전 휑해요.
첫째 손자가 타던 자전거 집 현관 문앞에 남아있는데
언제 또 오면 타도록 그냥 두려구요.
둘째 손주가 타던 킥보드도 그대로 있는데
제가 헬멧은 딸보고 가져가라고 했어요. 집에 가서도 헬멧쓰고 타라고요.
만 두살이 안된 둘째 손주에게 맞는 작은 헬멧은 구하기 어렵더라고요. 

냉장고 열면 둘째 손자가 한입 베어물고 그대로 둔 스틱치즈 있어요.
그거 보니 벌써 너무 보고 싶어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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