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인 줄 몰랐는데 옆집 아주머니께서 같은 엄마냥 새끼라 시기는 다르게 태어났지만 남매라고 알려주셔서 알게 된 남매고양이구요. 밥 챙겨준지 3년 되었어요.
집 뒷켠 사람들 오가기 힘든 구석쪽에 냥이들 집도 스티로폼이랑 초대형 리빙박스, 비가림막 판떼기 데서 집도 만들어주고 스티로폼은 1년에 한번씩 갈아주고요. 근데 여동생냥이 그 집에 자리잡고 오빠냥은 근처에서 맴돌다가 밥 때만 오는 눈치구요. 공간이 좁아 리빙박스 안 스티로폼 집은 하나밖에 없고 리빙박스없는 그냥 스티로폼 집은 두 개 더 있는데 그 집은 마음에 안 드는지 깨끗해요. ㅠㅠ
동생 암컷이 새끼 낳고 밥 같이 먹으러 오면 새끼들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너그러운 신사 오빠, 삼촌 고양이였는데
올 여름부터 오빠냥이 털이 푹푹 빠지는게 보였어요.
숫컷이니 영역싸움 좀 심하게 했나 싶었는데.. 부분적으로 빠진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푹푹 빠진 자국이 보이고.
잘생긴 턱시도라 앞발, 뒷발엔 예쁜 흰장화도 있는데 흰장화가 늘 회색장화로 구질구질하더라구요.
병에 걸렸구나 싶었죠.
오늘은 털이 전체적으로 젖어보이고 눈에도 진물이 보이네요 ㅠㅠ
원래 허피스가 있어 엘라이신도 짜먹여보기도 하고 했는데
처음엔 잘 먹는듯 싶더니 한두번 먹고는 엘라신 섞은 간식은 이젠 입도 안 댑니다 ㅠ
그래서 약 먹이는 것도 포기했어요
밥이라도 배부르게 먹는게 낫겠다 싶어서요.
차오츄르 좋아해서 밥그릇에 짜주면 잘 먹는데...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녀석, 츄르라도 원없이 먹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오래된 집이 많은 이 동네, 처음에는 시궁쥐도 눈에 띄었지만 길냥이들 덕분에 한 10년 이상 쥐 그림자도 찾아볼수 없었어요.
그런 고마운 길냥이들 밥챙겨주기 10년이 넘었지만....늘 오고가는 길냥이들 중에 이 녀석은 참 예뻐했는데 마음이 더 아프네요.
참, 분명 병원데려가라 말씀주시는 님들도 계실거 같아 미리 알려드리면..
동생냥이 중성화 시키려고 구청에서 포획틀 빌려다 설치했는데...
약은 동생냥이 안 걸리고 순돌이 오빠냥이 걸린거에요.
근데 걸리자마자 바로 조취를 해줘야하는데 기다리다 잠깐 볼일보러 간 사이 걸렸어요. 얘가 놀래서 발톱이 다 빠지도록 탈출시도를 해서 피 칠갑 ㅠㅠ 저도 기절할만큼 놀라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 아이도 아마 더보다 더 심하게 놀랬을테니.. 포획시도는 애저녁에 포기했습니다.
포획해서 병원 데려가는건 꿈도 못꿉니다.
곧 별이 될거 같은 착하고 순한 냥이의 남은 생을 어떻게 챙겨줘야할지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