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늘 아침은 깨울 때까지 일어나지 않아서 안 되겠다 싶어
9시 반쯤 일부러 깨워서 아침 먹였을 정도예요.
(평소에는 알람처럼 7시 30분 일어나는 아기입니다)
보통 1시~4시 낮잠을 한 번 자는데
오늘 하필 친정엄마가 오셔서 낮잠 타임을 놓쳐서 (타이밍 놓치면 난리난리를 부리다가 못 자요ㅠㅠ)
더더더 피곤해 했고 빨리 저녁 먹이고 씻겨 재울 예정이었어요.
금요일 퇴근이 빠른 남편도 같이 저녁 먹은 후 일찍 재울 준비 하려는데
아기랑 잠깐 나가서 산책하고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퇴근 후에 1시간 정도 아기 데리고 나가서 놀이터 놀다 오거든요.
오늘은 아기 너무 피곤하니 생략하자 했는데 잠깐 나가겠다 고집을 피워
(에너지가 남아 있으면 아기가 잘 안 자는 스타일이라 소진 시켜놓고 싶어해요 남편은)
그럼 식빵만 하나 사가지고 빨리 오라 내보냈습니다.
(저는 주말에는 같이 나가는데 평일엔 남아 집안 정리를 하는 편이예요)
7시가 돼도 안 들어와서 이럴 줄 알았지 빨리 들어오라고 톡을 보냈는데 확인도 안 해요.
결국 8시 10분에 들어왔어요! 아기는 눈물콧물 범벅에 때꼬질꼬질 ㅠㅠ
멀리 있는 수제빵집 갔다가 마트까지 다녀왔대요.
아기 피곤해하지 않았냐니 피곤해했고 많이 울었답니다 ㅠㅠ
이렇게 아기랑 같이 나가서 자기 할 일 다 하고 들어오는 게 처음이 아니예요.
너무 화가 나서 각잡고 몇 번이나 얘기했고 몇 주 빨리 들어오다가
또 스물스물 이렇게 자기 고집대로 하고 와요.
중간중간 아기 상태를 체크하고 아 지금 힘들구나 집에 가는 게 좋겠다 이 시퀀스가 없어요.
아기는 20개월이고요 남편도 아기 너무너무 사랑하고 예뻐해요.
그치만 어떻게 피곤해하고 우는 아기를 데리고 두시간 넘게 돌아다니다 왔는지 이해가 안 가고 화도 납니다.
땡깡 부리는 아기 데리고 다니는 거 힘들지도 않았냐 했더니
마트 장난감코너 레고모형 무서워해서 그거 보여주고 그담부터 말 안 들으면 레고한테 간다 하니 잘 듣는다며.. 왜 자려는 아기 굳이 데리고 나가서 무섭게 하는지 이것도 빡치고요
아기는 목욕시켜서 눕히자마자 그냥 기절하듯 잠들었습니다.
너무 짠해요. 이거 정말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기 고생하든 말든 아빠와 시간 냅둬야 하는지 아님 꼭 같이 따라다녀야 하는지 매번 파이트를 해야 하는지… 답답해서 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