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유시민 작가가 말하는 앞으로의 5년 /펌

▶ 신장식 : 그럼 우리는 어떻게 수용하고 앞으로 5년을 견디기로 우리 유 작가님은 생각을 하셨어요?

▷ 유시민 : 그런데,

▶ 신장식 : 어떻게 수용해서 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가야 될까.

▷ 유시민 : 아니.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이 있어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잖아요.

▷ 유시민 : 그거 중요하죠.

▷ 유시민 : 우리는 살아나가는 거예요. 각자가 자기의 삶을.

▷ 유시민 : 그런데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때문에,

▷ 유시민 : 정부를 2개 세울 수는 없고, 대통령을 2명 뽑을 수도 없어요.

▷ 유시민 : 그러니까 내가 마땅치 않게 여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 하더라도,

▷ 유시민 : 그 시기에도 나의 삶을 살아나갈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 유시민 : 이제 그런 각도에서 이제 이걸 받아들여야 된다고 저는 보고요.

▷ 유시민 : 이게 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든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든가 그런 게 아니에요.

▷ 유시민 : 이 대중 민주주의에서는 이런 일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요.

▷ 유시민 : 실제로 인류 역사에서 무수히 벌어졌던 일이에요.


▷ 유시민 : 예컨대 뭐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프랑스만 하더라도,

▷ 유시민 : 그 나폴레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지가 황제가 됐잖아요.

▷ 유시민 : 그러고 나서 왕정 복고가 이루어지고, 다시 30년 후에 혁명이 일어나서 두 번째 공화정을 세웠는데 대통령 뽑았더니 그게 나폴레옹 조카야.

▷ 유시민 : 걔가 또 쿠데타해 가지고 또 황제가 됐어요.

▷ 유시민 : 그런 일을 겪었고요. 독일이 지금 민주주의 선진국인데, 100년 전에, 100년도 안 됐다. 90년 전에 히틀러를 그 국가 총리로 뽑아 가지고 나치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줘 가지고,

▷ 유시민 : 네. 그럼요. 그렇게 된 거잖아요. 그뿐만 아니라 미국도 얼마 전에 오바마 2번 뽑고 나서 트럼프 뽑았고요.

▷ 유시민 : 다 있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무슨 절대 일어나면 안 되는 일, 너무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고. 그냥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가 일어났다. 그러면 이제 마음이 좀 불안해지죠.

▷ 유시민 : 네. 그런데 그래도 민주주의기 때문에 괜찮다고 저는 봐요.

▷ 유시민 : 왜냐하면 민주주의의 강점이라는 건 되게 훌륭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을 권력자로 뽑아서 그 사람이 국가 권력을 동원해서 선을 많이 행하도록 하는데 적합한 제도이기 때문에 문명의 표준이 된 제도는 아니거든요.

▷ 유시민 : 우리 이 민주주의가. 민주주의가 지금 21세기에 인류 문명의 대세잖아요. 그럼 이 제도는 왜 대세가 되었나 보면 되게 어리석고 무능하고 심지어 사악한 자가 권력을 장악할 때조차 그가 혹은 그 여자가, 그 남자가 지가 하고 싶은 나쁜 짓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게 만드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 제도가 대세가 된 거거든요.

▶ 신장식 : 비극을 막아주는, 최소한의, 최소한으로 만들어주는 제도다?

▷ 유시민 : 그럼요. 그런 게 아니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사대강 운하를 만들었을 거예요.

▷ 유시민 : 대운하를 못 만들었잖아요.

▷ 유시민 :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교과서를 만들었을 거예요.

▷ 유시민 : 못 만들었잖아요.

▷ 유시민 : 그러니까 뭐 저는 사실 솔직히 윤석열 대통령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어요.

▶ 신장식 : 그게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 유시민 : 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지만 부자들한테 감세를 해 주는 건 해 주고 싶어 하는 것 같고요. 이런 것 못하게 해야죠. 그다음에 멀쩡히 있는 국유재산을 대통령이 하려는 게 아니고 보니까 밑에 잘 무슨 물건이 있는지 잘 아는 모피아들이 곡괭이 들고 노천광을 캐고 있어요, 지금. 그래서 뭐 별로 쓸데없는 국유재산 팔아라, 이러는데 쓸데 안 없어요. 다시 찾아보면, 지번 찾아보면,

▶ 신장식 : 알짜배기들이던데요.

▷ 유시민 : 네.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일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믿고 일을 맡긴 사람들이 파먹는 것, 이런 걸 다 막아야 돼요.

▷ 유시민 : 그러니까 야당도 있고요. 언론도 있고요. 시민단체도 있고요. 또 법원도 있고요. 다 있잖아요.

▷ 유시민 : 그러니까 거기서 그걸 판단해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 그러니까 한 번 해버리면 다시는 정상적인 상태로 돌릴 수 없는 이런 행위들을 못 하게 막아야죠.

▷ 유시민 : 그걸 5년간 잘하면 5년 동안 뭐 전쟁만 안 난다면 대한민국이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일은 없을 것이다.

▷ 유시민 :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 신장식 : 네. 자, 지난 대선,

▷ 유시민 : 어떡할 거야, 뽑았는데.

▶ 신장식 : 지난 대선 기간 우리 유 작가님께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일독을 권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 어떤 책 읽어보라고 한 권 권하시겠습니까?

▷ 유시민 : 그거 안 권할래요. 어차피 안 읽는 것 같아요, 책을.

▶ 신장식 : 어차피 안 읽는 것 같아요?

▷ 유시민 : 네.

▷ 유시민 : 네. 잘못된 만남이에요. 저는 제가 할 이야기는 그것밖에 없는 것 같고,
▷ 유시민 : 때로 잘못된 만남이라도 5년간 지속되기로 약속한 거면 견디면서 그 해악을 최소화하는, 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냥 살아나가는 거지. 뭐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내 인생을 뭐 비관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 신장식 : 네. 알겠습니다. 아쉽지만 여기서 작가님 보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유시민 작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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