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지금도 이해 안가는 아기 엄마

예전 일이긴 한대요.
기차 타고 꽤 긴 구간을
오가느라 그간 참 별별 사람
많이 본 경우예요.
지금껏 이해 안가는 아기 엄마들이 있어요.
물론 이해 기준은 나지만 객관적으로는
어찌 생각들 하실지 궁금하긴 하네요.

에피소드A
전날까지 야근하고 잠도 못자고
녹초가 되서 기차를 탔어요.
암튼 연휴철이라 겨우 한자리 구했고
얼른 한숨 자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요.

좌석에 앉아 정말 기절하듯 잠드느라
옆에 누가 앉는지도 모르고 가던중
자꾸 누가 내몸을 만지는 느낌에
화들짝 놀라서 깨보니까 그새
아이 안은 애엄마가 앉아 있더라고요.
날 만진 건 한 두살 정도 되는 아기요.

몸을 최대한 구석으로 쪼그려서
안닿게 해서 다시 막 잠자려는데
또 날 막 만지는데 자려다 화들짝
왜 그거 있잖아요 막 자다 깨면
심장이 막 쿵쾅대고 온몸에 피가
마르는 느낌? 입술 마르고 정말 호흡이
가빠질만큼 힘든거요.

야근해서 힘든 피로까지 겹치니
너무 그 상황이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아기니까 화낼 건 아니라
아기엄마에게 정말 최대한 공손하게
목소리도 잘 안나오고 쉰소리
나는 피곤한 상태로 요청을 했어요.

저 죄송한데요.....어제 밤새고 일해서
지금 너무 피곤해서요....도착전까지
잠을 좀 자야하는데 아이가 자꾸 만지니
제가 놀라서 깨네요...아이가 안만지게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딱 저렇게 그것도 기운 없어서 겨우겨우
목소리 내서 느릿느릿 비몽사몽 말했어요.
눈도 거의 못뜨고요 ㅠㅠ

근데 이 말 끝나자마자 그 아기 엄마 눈이
완전 독하게(?) 변하면서 막 화를 내요 ㅎ
아기가 만질수도 있지 뭘 그러냐고요.
순간 머리도 멍하니 안돌아가고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 말도 못하고 눈만 껌뻑껌뻑

엄청 불쾌하다는 식으로 쳐다보는 아기엄마
에게 뭐라 대응도 못하는데 자기가 할 말
다다다 뭐라 더하더니 복도 반대편 아주머니가
일행인지 자리를 바꾸더라고요.
내기 어리다고 막보나 싶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힘든 상태라 바로 잠들었던 기억이네요 ㅎ

지금 내나이에 그 상황이었으면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았을텐데 싶고 기차 타면
한번씩 생각나요.
아기가 잘못이 아니라 아기가 못하게
제지하는 게 부모 몫이니 얘기한건데
네가 아무리 힘들어도 자기 아기가 하는 건
참으란 식의 당당한 태도가 어이 없었어요.


에피소드B
기차를 타고보니 복도 바로 옆자리에
엄마랑 한 다섯살즈음 남자애가 있더군요.
지루한 기차여행에 특히나 활동적인 남자아이
에게는 곤욕일 걸 감안하면 아이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엄마 정도는 감내하기로 했죠.

눈감고 쉬려해도 귀에는 소리가 들리니
동화내용을 아이와 같이 듣게 됐죠.
근데 듣다가 응? 하고 귀를 의심케 하는
동화내용에 갸웃거리게 되더군요.
아마도 창작동화였지 싶어요.
생소한 내용인 걸로 봐서는요.

블라블라~~~남자아이가 밥을 안먹겠다고
고집 피우는데 아이 엄마가 너 밥 안먹으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ㅇㅇ이에게 줘버린다
하니까 아이가 바로 내가 먹을꺼야 하며
맛있게 먹으며 끝나는 동화였어요 ㅎㅎ

눈을 뜨고 그 엄마랑 아이쪽을 보게 되더군요.
엄마는 엄청난 내용을 알려준듯 뿌듯한 표정
듣던 아이는 그렇구나 수긍하는 듯한 덤덤한 표정?

밥을 안먹는 아이가 먹게 한 결과는 다행인데
그 원인이 집에서 키우는 애견에게 주기 싫어
질투심으로 먹겠다 마음 바꾸는 게 동화로
만들어 읽힐만큼 교훈적인 내용인가 갸웃~

오히려 사랑하는 강아지와 마지막 남은
간식 나눠먹는 사랑 넘치는 얘기는
들어봤지만요.
(플란다스의 개같은 종류요...파트라슈)
근데 저런 내용이 출판해서 널리 사보고 할만한
것인가?
내가 아이가 있다면 절대 안읽힐 내용이다
싶더라고요.

더 웃긴 건 한참 뒤에 뭐라고 애한테 엄마가
혼을 냈나봐요.
애가 복도 저만치 도망가면서 엄마 경찰에
신고할꺼야 경찰아저씨가 잡아가라고 할꺼야.
아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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