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70대 후반에 생을 마감하고 싶다구요?

저희 어머니가 50대까지 한번씩 약도 먹고 그러셨어요, 죽고 싶어서요.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매일 안죽고 싶은 날이 없었다고 하시면서 날마다 너무너무 힘들고 살아 뭐하냐는 생각에 정말 너무 괴로운 날들이셨다고 합니다.

지난주말에 뵙고 왔는데
저희 같은 동네에 사시던 이웃아주머니가 어머니보다 3살이 많으신데, 
우연한 피검사에 비정상적 수치가 나와 검진을 해보니
암이 너무 퍼져있어서 손쓰기 힘들다, 항암도 안되겠다, 하면서 진통제만 한 가방 처방해 줬다고 하더라고요
희한한게 아직 자각증상이 없어서 요양보호사 하루에 몇시간 오시는 분이랑 즐겁게 잘 생활하고 계시고요...

저녁먹으며 이야기 나누다 이 소식을 어머니게 말씀드렸더니 너무나 서글퍼 하시면서
어쩌냐고 난리세요.
토요일에 다녀왔는데
일요일 월요일 말씀드릴게 있어 전화드렸더니,
용건 다 마치고 기다렸다는듯
그 아줌마 어쩌냐고  걱정이라고  큰일났다고...
내내 그 생각하셨었나봐요. 

반전은..
저희 어머니 87세, 그 아주머니 90세 세요.

50대인 제가 봤을땐,
어머니의 정상반응은
 "아이고... 그래... 그럴 때다.. 어쩌겠냐. 많이 안아프고 편안하게 가셔야할텐데..  남은 정리도 잘하고.."  
인데,
90세 노인이 중병으로 한치 앞을 모른다는 상황에서도 큰일났다고 난리나는 어머니를 보면서
그리고 날마다 죽고싶었던 그 어머니의 과거를 잘 아는 상황에서
나이가 들면 정말 더 살고 싶은데 본능이구나 싶었어요.

아무리 지금 죽고싶다고 이야기하는 중장년층도 
나이들어 어찌 생각바뀔지모르고, 뭐든 함부로 말하기참 어려운것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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