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딩이와 제주도 다녀왔던 이야기

낼 모레 오십줄이라 휘발유보다 잘 날아가는
기억을 더듬으며 자꾸 오타가 나도 마지막 자존심에 안경은 끝내 꺼내 쓰지 않고 쓰니 오타가 있어도
이해해주세요

올해 3월말 학기가 시작되고 한달도 안됏을때
2학년이된 고딩이는 여전히 사춘기 진행형 이였어요
매사에 저와 부딪히고
응싫어가 대화의 전부였어요
누가 그랫나요
2학년 올라가면 다들 정신 차린다고..
모의고사 바로전날 여행에서 돌아왔어요
담임샘이 주말 놔두고 왜저러나 했을거에요
제가 주중에만 휴무를 할수 있다고 뻥을 조금 쳤어요
아이가 학교 가는걸 지겨워해서요~
라고 말할순 없으니까요
사실 위에 스무살된 오빠도 있지만 사연이 길어 패스하고요
첫째로 맘고생 해보니 둘째는 껌이긴 합니다
많이 내려놓고 아이와 친해지려고 나름 노력한게
여행이였어요
본인이 먼져 둘이 가자고 하는걸 거절 할수가 없었어요
제가 얼마나 큰맘 먹었냐면요
완벽한 길치에 운전은 15년이 넘도록 남의차,신랑차 몰아 본적도 없어요
근데 렌트를 하고 아이를 케어 해야하니 (평소에 딸은 아빠가 다 챙겼어요)
부담감이 요새 말로 쩔었어요
각설하고
호텔을 예약하고 코스를 짜며 둘이 자연스레
대화로 연결됏어요
호텔은 적당한 선에 금액을 정해주고
본인이 원하는대로 고르라고 했더니 열심히 하데요
모르는건 의논도 해오고요
2박3일이라 둘다 체력도 약하고 코스는 맛집 위주로 잡고요 대충 가는 여행도 괜찮다는걸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가족여행으로 여러번 왔던지라 다른곳은 패스하고
우도만 정해 두었어요
공항에 도착하고 예약해둔 자동차 가지러 가서 또 한번 식겁을 했지요
예약할때 제차와 같은 차종이라 자세하게 못보고
아니 안보고 예약했어요
나이들면서 어떤 설명을 보기가 싫어지네요
받아보니 기어가 스틱타입이 아니고 다이얼 방식이였어요
오마나 싶은데 설명도 없고 급해서 사진 찍어 신랑에게 물어보고 주차장에서 후진전진 해보고 나왔어요
고딩이가 혀차는 소리가 뒤통수를 때려요
어찌 운전해서 호텔요
아이가 고른곳은 함덕해수욕장앞 어느 호텔이였는데
너무 좋은 선택이였어요
함덕은 바닷색이 에메랄드빛 이였어요
조금 쌀쌀한 날씨였지만 제가방,아이가방 두개를 들쳐메고 고딩이가 만족해 할때까지 다시 찍어 주었어요
지가 무슨 영화감독인줄
어찌나 다시! 를 외치는지
첫날은 그렇게 보냇고 뭘 먹었는지 기억도 안나요

둘쨋날은
우도로 가서 전기차 맞죠?
빌려서 타고 우도를 한바퀴 도는데
그차 운전도 만만치 않았어요
타고 내리때마다 당기고 레버걸고 어쩌고를
입으로 말하며 주차했어요
고딩이가 혀를 많이많이 찻어요
그래도 굴하지 않고 나 늙거든 니가 데리고 다녀줘라고
무언의 압력도 주었어요
일종의 구박에 대한 소심한 복수였어요
직접 운전해보니 제주도가 회전교차로가 많았는데
네비 볼줄 모르냐고 고딩이에게 타박을 여러번
받았어요
지도 고만고만한 길치면서 칫,

그렇게 고딩이와 단둘이 첫여행을 해보니
지도 엄마가 못미더운지 정신 차리고 주체적으로?
여행하더니 다른 여행보다 기억에 남았나봐요
맨날 뒷좌석에서 이어폰끼고 가자면가고
오자면 오던 여행과는 많이 달랐어요

여행에 계절은 상관 없는거 같아요
아이는 점점 저에게서 자립해 나갈테니
이글을 보시는
바로 지금이 좋은 시기에요
아이는 기다려 주지 않고 자라요

별거없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고딩맘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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