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저는 모성애는 없는것 같아요.

애가 태어나고 벅차오르는 사랑이 안느껴져서
한동안 힘들었어요.
두 돌정도 되니까 정가고 이뻐졌는데
그 전에는 강한 책임감으로 키웠어요.
애가 학교 들어가고 얼마후 별거끝에 이혼했는데
아이 아빠는 한번도 애를 찾지도 양육비를 보내지도
않았어요.
대출 잔뜩 낀 대출 빼면 제로에 가까운 집한채
있었는데 다행히 제 직업은 좋았어요.
제 아이가 제 친구들 애들에 비해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안타까울것 같아
게으른 성정인데 노력해서 자리잡고
지원해주며 키웠어요.
아침밥도 새벽에 일어나서 대학들어갈때까진 해줬고
밥먹을 친구 없다고 했을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몇개월을 점심도 싸줬어요.
학부모회의나 행사등도 꼭 가면서
직업적으로도 성공했으니 제 인생이란게 없었죠.
엄청 이뻐하며 키웠지만
근데도 전 모성애는 없는것 같아요.
만약 저보다 걔 아빠쪽에서 더 잘키울수 있고
데려간다고 했으면 저는 보냈을거예요.
꼭 엄마가 키우란 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안키웠으면
양육비는 충분히 보냈을테지만
잘 보러가진 않았을것 같아요.
어색함과 죄책감과 비난받는 느낌을
계속 견디긴 힘들었을것 같아요
재혼하면 더더욱요.
엄마로서 역할을 못 했다는 죄책감에 평생 시달리느니
그냥 내게 주어진 책임을 다해 키우는게
가벼운 일이라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애는 25살정도면 독립하니 기한이 정해져있지만
제 성격상 그 죄책감은 관뚜껑 덮힐때까지
끝날것 같진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아빠에 대한 원망도 미움도 없어서
애한테도 걔 아빠 비난한적 없어요.
책임감을 갖는것도 능력이라고 보는데
유능하지 않다고 비난하는건 그렇잖아요.
유능하지않은 사람을 선택한건 저고
타고나길 착한 사람이니 자기마음에 짐으로
남아있을거라보고 그게 자기 스스로 받는
죄의 무게라고 생각해서요.


타고난 모성애는 없으나
타고난 책임감으로 주어진 과제를
잘 마치자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애가 어느덧 25살이네요.
애들은 금빙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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