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손주 버르장 문제 2탄

딸이 손주 데리고 와 있는 이야기 썼었는데 오늘은 2탄입니다.

어제 늦은 오후에 제가 손주 둘 다 데리고 운전을 할 일이 있었어요.
첫째 손주를 태권도장에서 픽업해서 제 볼일이 있어서 잠깐 일을 보고 집으로 가는데
첫째 손주가 집에 가면 아이스크림부터 먹겠다고 해요.

지금 집에 가면 저녁 먹을 시간인데 
할머니 집 규칙은 저녁 먹기 전에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는 안된다고 했어요.
손주가 말하길, 엄마는 된다고 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건 너희 집에서 어떻게 하든지 어쨌든 할머니 집에서는 안된다고 했어요.

집에 도착해서도 저녁밥 먹기 전에 아이스크림은 말도 꺼내지 않더라고요.
밥 먹고 나서 아이스크림은 먹게 두었구요.

그 이후 손주가 놀다가 남편 서재에서 원통형 안에 들어있던 색지를 조금 찢었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애가 종이를 잡다가 손가락에 힘이 너무 들어가다보니 찢어진 거예요.

우리 딸이 첫째 손주에게 이건 할아버지한테 잘못 했다고 사과드려야 한다고 했는데
이 넘이 버티면서 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거실에 가만이 앉아서 최대한 편안하게 기다렸어요.
딸은 손주에게 혼자 하는게 힘들면 엄마랑 같이 말하자 하면서 달래고요.
한 시간 정도 기다려도 하지 않으면서 첫째 손주가 자기는 이 집이 싫대요.
자기 집으로 가고 싶고 다시는 오지 않겠대요.
제가 차분히 그랬어요.
그러면 지금 가라고. 그리고 다시 오지 말라고.
할머니는 잘못 해놓고도 사과하지도 않는 사람은 오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어요.

애 손을 잡고 지금 너희 집에 갈까? 하고 말하니
아이가 벌떡 일어나서 현관으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신발도 신고 가야지 하면서 신발도 가지런히 내어 주고 이제 가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손주가 울더라고요.
가만이 지켜보다가 그럼 다시 들어갈래?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제발로 다시 거실로 들어와요.
그러고도 제대로 사과하는데는 십여분이 더 걸렸던 것 같아요.

이넘이 어쨌든 처음으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라
거기에 의의를 두려고 해요.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이 많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애하고 얘기하면서 잘못을 교정해나가려고요.

저는 애한테 무섭게 겁을 주거나 큰소리를 내거나 맴매하는건 싫습니다.
그런 것 없이도 양육자가 한계를 일단 정하고 고수하면 애들은 따라오는거 경험했거든요.
저희 애들도 그렇게 키웠구요.
첫째손주는 우리 딸이 너무 허용적으로 양육한 영향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소한 우리집에 있는 동안은 던지는 것 안되고 규칙을 따르도록 타이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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