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재해 대비 완벽하다던, ‘국가지도통신차량’은 어디에?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한다고 했을 때 안보공백과 재난대응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윤 당선자도 당시 청와대를 ‘한 톨도 남기지 말고 국민에게 돌려주라’며 안보위기나 재난 등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를 이용하지 않고, 이 차량을 쓰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미니버스 크기의 국가지도통신차량이 화상회의시스템, 재난안전통신망, 국가비상지휘망 등을 갖추고 있다고 홍보했다. 또 이 차량이 윤 대통령이 ‘이동 시’에 함께 하며 서초동으로 퇴근하고 난 뒤에는 아크로비스타 근처에 24시간 정차하며 비상상황에 대기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수도권 물난리 사태 동안 국가지도통신차량의 존재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은 집중 호우가 쏟아지던 지난 8일 저녁부터 9일 새벽까지 “집에서 전화를 통해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차량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사망 9명, 실종 7명, 부상 17명(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0일 아침 6시 기준)에 이르는 집중 호우 사태 동안 국가지도통신차량은 대기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저 내부에 국가지도통신차량과 비슷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각종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며 “국가지도통신차량을 이용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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