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김주대 시인 페북 - 비가 많이 오면 대통령이 제때 출근을 못하는 나라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김주대 시인 페북 -


-인재 아닌 물난리는 없다-

시간당 100mm 하루 400mm의 폭우가 쏟아지면 어느 도시든 물난리가 난다. 그래서 어제 오늘 서울 경기지역 물난리를 자연재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재 아닌 물난리는 없다. 강우량만으로 재해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다. 강우로 인한 피해의 ‘내용’을 분석하여 인재(人災)냐 천재(天災.자연재해)냐,를 따져야 한다.

이번 서울 경기 지역 물난리로 행방불명되거나 돌아가신 분들은 전부 지하에서 일하던 분들, 지하 반지하 셋방에 살던 분들, 하루라도 출퇴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든 분들이다. 출근을 자기 맘대로 조정하고 심지어 공무원 다 늦게 출근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의 피해는 없다. 자신을 낮추고, 낮추고 싶지 않아도 낮추어야 했고, 낮은 곳에서 한없이 낮은 마음으로 살던 사람들만 선택적으로 죽었다. 이것은 인재다.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 살며 출퇴근 때마다 카퍼레이드를 펼치는 자가 경호상의 어려움으로 늦게 출근한 것은 재난도 재해도 아니고 그저 재수없는 일일 뿐이다. 비가 많이 오면 대통령이 제때 출근을 못하는 나라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선진국이 하루아침에 후진국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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