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딩크'를 바라 보는 시선

딩크 글에 댓글 달다가 제 생각을 쓰다 보니 길어져 여기에 옮깁니다.

결혼 10년 차 딩크인데,
딩크도 어떤 면에선 사회적 소수자더라고요 .
그래서 차별이나 편견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


제 경우는 30 대 중반 , 결혼 생각이 별로 없을 때 남편을 만났고

제가 결혼 생각이 없다 보니 연애만 오래 하다

남편의 설득으로 결혼했어요 .

대신 제가 원하는 대로 아이는 낳지 않기로 했고요 .


제가 아이를 원하지 않은 이유는

마흔 즈음에 결혼하면서

그 나이에 아이를 낳으면 부모도 부모지만

과연 아이는 나이 든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게 어떨까 ,, 였습니다 .

 

이건 오로지 제 개인적인 견해지만

당시엔 너무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는 건

부모가 이기적이란 생각이 컸고

또 제 일을 좋아하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는데

마흔 즈음에 애 낳고 키우는 게 저는 별로 내키지 않더라고요 .

( 지금은 나이 든 부모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뀌어서

한편으론 부모의 조건이 무엇이든 사랑으로 키운다면

그 가족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것 또한 그 가족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


그런데 딩크로 살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저희 부부가 선택한 삶의 형태고 결과인데

사람들은 정말 말이 많았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게 정말 ' 선택 ' 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더라고요 .,


사람들의 눈빛과 말투 속에

' 설마 안 낳는 거야 ? 에이 ~ 실은 못 낳는 거겠지 ?!!!!'

이 문장이 늘 들어 있었어요 .

처음엔 그게 몹시 불쾌하고 당황스러웠는데

지금은 그러거나 말거나 합니다 .


저는 제 선택의 결과라 남이 뭐라 하든 상처가 없는데

만약 정말 아이를 원했지만 생기지 않아 어쩔 수 없는 딩크라면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이 크게 상처가 되겠단 생각도 했었고요 .

 

부부 사이에 아이가 연결 고리가 된다는 것도 분명 맞지만

한 남자와 한 여자를 연결하는 것에

반드시 아이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그렇다면 애까지 낳고 살면서 이혼하는 사람은 없거나 적어야죠 .

 

결혼을 하고 주위를 둘러 보니 ,

생각보다 꽤 많은 부부가 정서적 교감이나 소통을 하지 않고 사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없다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관계인가 ,,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


어떤 삶이 더 낫다가 어디 있겠어요 .

모든 이들의 현재는

각자의 상황과 가치관의 결과인 거죠 .

 

그 다양함을 조금 더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면

우리 모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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