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스스로 과대평가 심한 남편 힘들어요ㅜ

남들은 그러겠죠.
남자들 원래 허세 심하다, 한번 들어주고 말아라..
밖에서 만나는 남들이야 속으로 비웃어도 겉으로 한번 들어주고 다시 안보면 되니ㅜ

공감하시는 분 혹시 계실라나요..
비슷한 남편 계신지.

남편은 본인이 언어 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영어는 원어민 수준이고, 중국어도 수준급이라 생각하는데 현실은 자막없이 미드보면 하나도 못 알아듣구요. 저랑 4년 연애하고 12년 같이 사는데 영어권가면 늘 제가 필요한거 번역기 써가며 말해요. 애보다도 못해서 애 공부도 제가 봐주구요.

중국어도 한번도 공부해본적 없이 중드만 본 제가 중국어로 말할 수 있을정도.. 딱 그정도만 해요.
쓰고 읽는거 하나도 안되구요. 간단한 인사랑 단어만 몇가지 아는 수준.

도대체 이 정도의 어디가 언어천재죠?
아, 나 영어 중국어 할줄안다? 정도면 인정요.
자긴 언어천재라 남들보다 빨리배운대요.
아뇨. 제가 어학전공자고 자격도 있고 언어지능이 높은 편인데 따로 공부한 적이 없어요. 그냥 좋아해서 드라마 본게 다인데 영어도 일본어도 중국어도 할줄알게 된거거든요.
근데 남편은 심지어 미국에 2년 살고 중국에도 2년 살았어요.
집이 잘살아서 유학도 보내주고 과외도 시켜줬는데 언어때문에 유학 접었고, 지금도 말 못해요. 초등 단어도 몰라요. 미드 못알아들어요.
근데 언어천재래요.

본인도 언어땜에 힘들고 좌절했었다고 말하면서 대학다닐때 영번역 동아리 있었을때 (그때도 묻어가는 수준이었다고 동아리장에게 들음) 얘기를 늘 과장해서 해요.

팩트는 이거에요.

영어를 너무 좋아해서 중얼거리며 다녔다. 근데 효율이 있지는 않았다.
영어 좋아해서 푹 빠졌었다. 예전엔 꽤 잘했다 정도로 끝나면 안될일인지.
여전히 잘한다고 믿고싶어하고 자랑하고싶어해요.
그걸 넘어서 사람들한테 자긴 언어 감각이 뛰어나다고 말하고 다닙니다. 알 길이 없으니까요?

미국갔을때도 말이안되서 한국인하고만 어울렸는데 자기 대학보다 상위대학 나왔다고 뻥치다 걸려서 대판 창피당한적도 있네요.

그냥저냥 으휴하고 참고 넘기기도 하는데 오늘도 애한테 언어천재설 얘기하면서 할머니한테 물어보라 운운하는데 정이 뚝 떨어지네요.

자기 잘 난 부분도 분명히 있고 어쨌든 사회적 지위가 있는데 (자기 부모가 준거라 할지라도) 자기한테 있는 부분을 어필하면 좋을텐데 왜 스스로 깎아먹는 짓을 하는지.

남편이 성인 adhd인데 adhd가 스스로 과대평가 경향이 있다고 병원서도 같이 들었는데도 인지가 안되나봐요. 하.. 애도 자기보다 아빠가 영어못하는걸 아는데 저러니 부모로서 권위도 뚝 떨어지고 못나보이잖아요.



필리핀 갔을때도 제가 영어 다 했는데 필리핀 영어를 못알아듣겠더라구요. 그래서 못알아들으니 오만상 비웃고.

또 현지 스타벅스에서 만날 사람이 있었는데 제가 애 유모차밀고 캐리어까지 있어 처음으로 저기 있는 가드한테 위치좀 물어보랬더니 못들은척 밍기적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익스큐즈미 하고 영어로 Where is the starbucks 했더니 저한테 다짜고짜 가드한테 스타벅스 어딨냐고 묻는 사람이 어딨냐고 비웃더라구요. 웃겨서. 제가 그 심리 잘 알죠. 지는 선뜻 말 못했는데 제가 하니까 절 까고 자기 높이고 싶은 심리. 어차피 우린 외모도 관광객이고 가드는 쇼핑몰 직원인데 다짜고짜 위치물어도 당연히 이해하지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하니까 세련되게 말안했다는거에요. 영어가 원어도 아닌 나라에서.



유치원생 자존감 높여줄려고 작은거 하나도 칭찬해주듯 우쭈쭈도 정도가 있지 스스로 매사에 저렇게 과대평가 하니 어디까지 어떻게 공감을 해줘야할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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