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아버지가 어린 딸을 데리고 문구점에 들어와
통화를 한다
어려우니 잘 부탁드린다며 굽신굽신 상대방에게
아쉬운 부탁을 한다
통화가 끝난 아버지가 좀전의 일은 없던 일인 듯 어린 딸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무얼 갖고 싶으냐고 아버지가 사 줄 테니 고르라고
다정하게 말한다
어린 딸아이는 아직 물건을 고를 줄 몰라
천원짜리 공주반지 하나를 고른다
아버지는 불이 반짝반짝 들어오는 이천원짜리 반지 하나를 더 골라
꼬마 아가씨의 손가락에 끼워주고
계산을 하고 나간다
나이 많은 아버지가 드레스를 입고 공주처럼 치장한 어린딸을 데리고
문구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꼬마 아이의 손가락에서 불빛반지가
반짝반짝 아름답게
따스하게 빛나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