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문구점에 온 귀여운 꼬마손님




초등학교 2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땀을 흘리며 가방을 메고 하굣길에 문구점에 왔다.



무척이나 더웠던 듯 엄마가 아침에 입혀주신 옷은 허리춤에 묶었다.



용건이 있어서 들어온 것 같지는 않게 그냥 들어온 이 아이는 2000원짜리 플라스틱 긴 칼앞에서



흠칫 놀라며 섰다. 아주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한 것이었다.



아이는 문구점에 제법 오래 머무르며 칼을 살폈다. 문구점 주인이 싫어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문구점 주인이 싫어하는 방식은 사지도 않을 거면서 포장을 찢거나 뜯어서 물건을 못 팔게 해놓고



가버리는 것이다. 아이는 포장을 뜯지 않은 채 물건을 살폈다. 예의있는 아이였다.



와. 라거나 오. 라거나 하는 감탄사가 계속 나왔다. 가방과 옷도 잘 벗어서 한켠에



걸리적거리지 않는 공간에 세워두었다. 나쁘지 않은 손님이었다. 물건을 보고 기뻐하고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감동하며 구경하는 손님. 그 손님을 잊었을 때 쯤 손님은 검을 들고와



카운터에 올리고 가격을 묻고 가방에서 2천원을 꺼내 계산을 치루었다.



좋은 손님이었다. 조금도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쇼핑을 즐기고 세련되게 물건을 구매했다.



엄마 사도돼? 전화하지 않고 주인에게도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








그 손님은 다음 날 또 왔다. 나는 그 손님이 왜 다시 왔는지 몰랐는데. 그 손님은



단체주문을 접수받아 물건 구매를 하러 온 것이었다. 역시 매너있는 손님이었다.



나는 몰랐는데 그 칼은 칼을 칼집에서 꺼내면 칼날이 나오는데 칼날이 투명한 플라스틱이었고



그 플라스틱 색깔이 투명한 파랑. 빨강. 노랑 같은 것들이었는데 구매를 부탁한 같은 반



친구들이 아마 칼날의 색깔을 지정해 부탁한 모양이었다. 역시 어제처럼 손님은 마음대로



물건을 꺼내 포장을 뜯고 칼날의 색깔을 확인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어른들도 흔히 하는 행동으로



결국 그 물건을 사지도 않을 거면서 포장을 찢거나 마음대로 뜯고는 그냥 두고는 가버린다)



카운터에 와서 나에게 물었다. 저거 칼날 색깔을 좀 확인하고 싶은데 볼 수 있을까요.




어머. 칼날이 색깔이 있니. 하고 나는 호감가는 꼬마손님을 따라 가서 포장을 살살 뜯어



칼날의 색깔을 확인해 주었다. 꼬마손님은 영상전화를 걸어 친구에게 칼과 칼날을 보여주고



구매할 것인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 전화를 몇 통을 더 걸더니 친구들의 장검을 다 구매학고



대량의 장검을 카운터에 가져와 현금을 꺼내 계산했다. 아이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똘똘하고 영리하며 그 과정에서 정말 사람을 하나도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그 일들을 다 처리했다.





그리고 다량의 장검을 구매한 꼬마손님은 갔다.




다시 올까 기다렸는데 그 손님은 그러고는 다시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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